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2022.9.28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 ‘윤석열차’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에게까지 피선거권을 확대하면서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던 진취적인 정당이었다”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 분쟁 3종 세트’ 제목의 글을 올려 “이준석과는 사자성어를 쓸 수 있느냐로, 방송국과는 자막을 달 수 있느냐로, 고딩(고등학생)과는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만화를 그릴 수 있느냐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자신이 윤 대통령을 겨냥했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보도했던 MBC, 윤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 만화 작품 ‘윤석열차’에 대해 정부·여당이 반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라고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페이스북에 “고등학생과 대학생이면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날 것 같은데 만화로 정치세태를 풍자하는 것은 경고의 대상이 되고,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서슬 퍼렇던 시절에 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에게 모의재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일화는 무용담이 되어서는 같은 잣대라고 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전 전 대통령 등 신군부를 피고인으로 하는 교내 모의재판에서 재판장을 맡아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이후 강원도 외가로 3개월 간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러한 글을 올린지 두 시간 후인 오후 9시쯤에 또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1980년대 학습만화책인 ‘따개비 한문 숙어’ 사진을 게재했는데, 표지에 ‘양두구육’이 적힌 권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 책은 내가 어릴 때는 학교마다 꽂혀있는 교양도서였는데, 이제 금서로 지정될 날이 다가오는 듯하다”고 거듭 여권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가 잇따라 메시지를 내고 나선 것은 다음날(6일) 열리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