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9승을 포함해 통산 15차례 우승한 최나연(35·사진)이 필드를 떠난다. 최나연은 5일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인생의 전부였던,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미웠던 골프를 그만하려고 한다. 많이 힘들었고 많이 그리울 것도 같지만 이제 두 번째 인생을 신나게 살아보려 한다”며 은퇴를 알렸다.
최나연은 고교 1학년이던 2004년 국내 투어 ADT캡스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선 뒤 프로 데뷔를 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6번 우승했다. 미국 무대 진출 이듬해인 2009년 L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엔 LPGA투어에서 2승을 따내며 상금왕(약 187만 달러·약 26억5000만 원)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한때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순 없었다. 2015년 6월 LPGA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우승이 끊겼다. 올 시즌 LPGA투어 16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 탈락했다. 그 사이 세계랭킹은 377위가 됐다. 18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한 최나연은 “우승하며 행복했던 시간도 많았지만 때로는 너무 힘들고 외로웠다”며 “늘 꿈을 향해 달려왔지만 지금이 은퇴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회 없이 열심히 선수 생활을 했다”면서도 외국 선수들을 많이 사귀지 못한 건 아쉬워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았고 낯가림도 있었다.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외국 동료 선수들과의 관계는 늘 뒷전으로 밀렸다”고 했다.
최나연은 20일부터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에서 열리는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고별전을 치른다. 이어 다음 달 11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은퇴 경기를 갖는다. 최나연은 당분간 방송 출연과 골프 레슨 등을 하며 진로를 찾을 계획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