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인터뷰 볼거리 넘치는 체류형 관광으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 기대 대왕암 해상 케이블카사업으로 관광산업 활성화의 불씨 만들 것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최근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계층의 주민들이 행복한 더 잘사는 울산 동구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진보당 소속 유일의 자치단체장인 그는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해 300억 원 규모의 노동복지기금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 제공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진하는 행정을 펼치기 위해 ‘더 잘사는 울산 동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59)은 최근 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고, 청년들이 마음껏 일하며,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이 존중받고, 어르신과 퇴직자들이 편안하게 노후를 누릴 수 있는 울산 동구를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보당 소속의 유일한 자치단체장인 김 구청장은 “양당 정치 체제에서 보수도 진보도 아닌 노동정당 소속 구청장이 나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희망을 갈망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나를 다시 구청장으로 선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구청장은 “노동자 도시 울산 동구에 꼭 필요한 사업이자 지역 주민의 열망을 반영한 사업이 ‘동구노동복지기금’”이라며 “취임 즉시 이 기금 조례안 발의를 결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구는 조선업 불황기인 2016∼2018년에 약 3만4000명의 노동자가 해고된 아픈 역사가 있다”며 “당시 해고 노동자들은 실직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청장년층 인구가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동구 노동복지기금은 해고 등 실직사태 발생 시 노동자들의 생활안전망을 구축하고, 대기업과 중소협력 업체 노동자 간 상대적인 복지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는 “구청에서 매년 25억 원씩, 4년간 1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지역 대기업과 노조, 울산시, 정부 등으로부터 자금을 출연받아 총 300억 원 규모로 기금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동구의회가 노동복지기금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과 관련해선 “노동자들을 동구로 오게 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노동복지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울산시가 민자 유치를 통해 추진 중인 대왕암 해상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김 구청장은 “이 케이블카가 울산 관광산업 활성화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만 케이블카 길이가 1.2km에 불과하고 관광객들이 도착하는 고늘지구에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적으로 케이블카가 많이 건설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운영난을 겪는 사례도 있다”며 “대왕암공원처럼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 인공 시설물을 계속 조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성도 있다”고 더붙였다.
“관광산업을 조선업에 이어 울산 동구의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김 구청장은 “마을과 골목관광을 활성화해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체류형 관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구의 관문인 염포산터널의 통행료 무료화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강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며 “염포산터널이 무료화되면 울산대교 무료화도 탄력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경주가 고향인 김 구청장은 울산대를 졸업한 뒤 울산시의원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공직자협의회장을 역임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