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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택시비 시간별 4단계로 달라져… “기본료 최소 8개, 헷갈려”

입력 | 2022-10-06 03:00:00

택시요금 내년 2월까지 3차례 변경




택시대란과 관련해 정부가 택시 부제 해제와 심야택시 콜비를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 모습.  김재명기자 base@donga.com

“심야시간 택시 기본요금이 시간대에 따라 4단계로 적용된다니 황당하네요. 근거가 뭔지도 모르겠고, 제대로 이해하고 택시 타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임모 씨(42)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심야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겠다며 발표한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 임 씨는 “요금을 올리는 것도 마뜩잖은데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지기까지 하니 화가 날 지경”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 택시요금 체계는 3번이나 바뀐다. 여기에 기존에 단일하게 적용됐던 할증률과 최대 호출료가 시간대별로 달라지고, 심야시간으로 간주하는 시간대마저 국토부와 서울시가 달라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T블루 등 가맹택시의 경우 4개월 동안 적용되는 기본요금이 호출료를 포함해 6800원부터 1만1700원까지 8가지나 된다.
○ 국토부와 서울시 다른 ‘심야시간대’ 적용

서울시는 1982년 도입 후 40년 동안 바꾸지 않았던 심야할증률(20%)과 할증시간(0시∼오전 4시)을 연말부터 바꿀 예정이다. 현재 0시∼오전 4시인 할증시간은 오후 10시∼오전 4시로 2시간 늘리기로 했다. 할증률도 차등 적용하는데 오후 11시∼오전 2시에는 할증률 40%를 적용하고 나머지 시간대는 20%를 유지한다.

그런데 국토부가 4일 ‘플랫폼 택시 심야 호출료’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기존에는 주·야간 상관없이 최대 3000원 안에서 탄력적으로 호출료를 부과했는데 심야 호출료가 도입되면 오후 10시∼오전 3시에 최대 5000원의 호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토부의 심야시간대(오후 10시∼오전 3시)와 서울시의 할증시간대(오후 10시∼오전 4시)가 다르다 보니 △오후 10∼11시 △오후 11시∼오전 2시 △오전 2∼3시 △오전 3∼4시에 각기 다른 기본요금이 적용되는 상황이 됐다.

심야시간대 4단계 요금 적용으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부는 하루 만에 향후 서울시와 기준 통일을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오후 10시∼오전 3시가 가장 택시난이 심한 시간대라고 판단했다”며 “심야시간대 조정을 두고 서울시와 실무진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는 “심야할증에는 야간근로에 대한 보상 및 복지의 성격도 포함돼 있어 늘릴 순 있지만 국토부 안대로 단축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 3단계 요금 인상도 혼란 가중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회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 2022.9.28 사진공동취재단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호출료와 할증률, 기본요금을 3번에 걸쳐 올리는 것을 두고도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전날 대책을 발표하면서 심야 호출료 도입 시점을 ‘이달 중순’으로 명시했다. 반면 서울시는 심야할증제도를 올 12월부터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택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3% 올리는 건 내년 2월부터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승차난을 최대한 빨리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 조정할 수 있는 호출료부터 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말 승차난이 가장 심하기 때문에 12월부터 할증률을 조정하기로 한 것”이라며 “시민 부담이 한꺼번에 커질 것을 우려해 기본요금은 택시 수요가 적은 내년 2월부터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인 김모 씨(27)는 “요금체계도 복잡하고 인상 시기도 달라 앞으로는 택시를 타도 요금이 평소보다 적게 나왔는지, 많이 나왔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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