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아이 발달에 별 영향이 없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오히려 임신 중 우울증이 있음에도 치료받지 않으면 태아에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건강·의료 매체 프리벤션은 5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노스웨스턴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 임신 중 항우울제 사용이 아이 신경 발달장애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인터널메디신(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임신부가 복용한 약물은 주로 설트랄린, 플루옥세틴, 부프로피온, 시탈로프람 그리고 에스시탈로프람 등으로 대부분 우울증 치료제다.
분석 결과, 항우울제에 노출된 아이와 일반 아이 모두 신경발달 장애 발병 위험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학습장애, 발달언어장애 등은 임신 중 약물에 노출된 아이에서 발병 빈도가 다소 높았지만, 일부 교란 요인을 조정한 뒤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그 밖에 지적장애, 행동장애 등 다른 장애에서도 약물 종류와 노출 기간과 관계없이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이전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중 항우울제 복용은 태아의 자폐나 ADHD 발병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앞선 연구는 관찰 위주로 이루어졌고 비만이나 다른 임신부의 건강상태, 환경, 염증이나 스트레스 등 태아 장애 발생에 기여하는 다른 요인을 제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티파니 무어 시마스 미국 산부인과 협회 임상진료 위원은 지난 4일 CNN에 출연해 “정신장애를 겪는 임신부는 태아의 사산, 조산, 성장제한, 체중미달, 신경발달 또는 다른 결합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임신 중 우울증이 있다면 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특히 우울증 등을 앓는 임신부는 산전검사 시기를 놓치고, 식사를 거르거나 술·담배를 과도하게 남용하는 등 자신뿐 아니라 성장 중인 태아를 돌보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처방받은 우울증 약 복용을 바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방받은 항우울제가 임신 중 미치는 위험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일부 극소수 항우울제는 선천적 기형아 출산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어 임신부는 약을 먹기 전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산 등 다른 위험 가능성과 치료시 얻을 이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