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시신 15구가 거리에 닷새째 방치돼 있어요. 아무도 그걸 만지려 하지 않아요. 냄새가 나요.”
우크라이나가 지난 1일 수복한 도네츠크주 북서부 요충지 리만의 주민 니나(73)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곳 리만에 지난 5월부터 주둔해 온 러시아군은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 특수 부대의 매복 공격을 받아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
이고르 우그니벤코 리만 경찰서장은 폐허가 된 센터에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 전 약 2만2000명이 살고 있던 이곳에 7000명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서장은 러시아군이 리만을 점령하는 동안 민간인들을 구타하고 학대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언급하지 않았다.
리만 주민들은 전투가 끝난 뒤 대피해 있던 지하실에서 나와 모닥불에 음식을 해 끼니를 때우고 있다.
볼로디미르 유레비치라는 남성은 6주 만에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유레비치는 자전거를 타고 폐허 속을 돌아다니면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
다만 로이터는 아직 러시아군이 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니나라는 주민은 “러시아군은 우리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폭력이었다고 주장했다.
거리에는 러시아군의 시신이 나뒹굴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자국 군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러시아군 시신은 그대로 두고 있는 상태다.
니나는 “오데스카야 거리에 러시아군 시신 15구가 있는데 아무도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며 “벌써 5일째인데 냄새가 난다”고 불평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주민이나 전쟁 포로들에 대한 고문이나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