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 ‘윤석열차’의 원작자로 알려진 영국 만평작가 스티브 브라이트는 7일 “학생 작품은 절대 표절이 아니다.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로 칭찬받을 훌륭한 작품이다”는 견해를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에 보내왔다. 라시드 트위터 갈무리
카툰 ‘윤석열차’가 적어도 표절 시비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표절 대상이었다는 2019년 6월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의 정치풍자 만평 ‘보리스 존슨’ 열차를 그린 원작자 스티브 브라이트(Steve Bright)가 직접 “표절이 아니다”(It‘s not plagiarism)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7일 서울에 거주하는 영국 출신 프리랜서(자유활동가) 기자 라파엘 라시드(Raphael Rashid)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라시드는 ’윤석열차‘를 놓고 표절 시비가 일자 브라이트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한국 상황을 설명하면서 ’표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라시드는 “윤석열 정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가 표절작이라고 암시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작품이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Steve Bright)가 2019년 더선에 기고한 풍자만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현재 상황을 브라이트에게 전하면서 의견을 구했다.
편지에서 브라이트는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며 이런 일은 시사만평계에서 비일비재하다”고 답했다.
또 “학생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으며 펜과 붓을 잘 사용한 학생의 솜씨는 칭찬받아야 한다”고 오히려 격찬했다.
그러면서 “내 만평이 학생으로 하여금 유사한 방식으로 풍자를 하게 만들었다면 놀랄 일이며 나를 우쭐하게 한다”고 한 뒤 “콘셉트는 유사하지만 표절과 완전히 다르고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로 절대 표절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만평에 재능이 있어 칭찬받아 마땅한 학생을 포함해 누구든 정부를 비판(poke)하면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차‘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있는 가운데 조종석에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 객석에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그렸다.
여권에선 학생이 정치색 짙은 그림을 그렸고 이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맞느냐며 비판에 나섰다.
축제를 주관한 만화영상진흥원에 매년 1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주고 있는 문체부도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반발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이 작품이 브라이트의 더선 카툰을 모방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구도와 인물 배치 등이 너무 흡사하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