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여성가족부가 담당하는 기능과 권한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정부의 조직 개편방안을 보면 여성가족부는 폐지하고 양성평등·권익증진·청소년·가족 분야는 보건복지부, 여성고용 분야는 고용노동부로 이관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이후 항상 폐지론이 뒤따랐지만 구체적으로 폐지 방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기능 및 조직의 축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정부 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개편을 통해 여가부 기능이나 조직은 축소·쇠퇴되지 않고 오히려 사회복지·보건체계와 여성·가족 업무가 융합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새로 신설할 보건복지부 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가 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여성가족부 기능을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묶고 장관과 차관 사이의 본부장을 임명해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장관도 “어차피 보건복지부에 있어도 장관과 차관이 있고 그 밑에 실장, 국장들이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 업무가 보건복지부로 간다 하더라도 오히려 차관보다 더 상위 직급인 본부장이 장관과 한 팀을 이뤄 그 업무를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역 사건으로 관심도가 높아진 스토킹 피해를 비롯해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등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등 보호와 지원에 방점을 둔 권익보호증진정책도 양성평등정책보다 정책의 난이도, 국민적 수용성 측면에서 추진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이 때문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양성평등 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수 가능성도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고 있어서 실제 개편 방안이 국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여성가족위원회 야당 위원 일동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국무위원인 장관이 이끄는 부처에서도 어렵게 수행해오던 성평등 업무를 차관급 본부에서 주도할 수 있겠나”며 “여성정책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성평등 정책의 후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