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반도체 겨울’은 예상보다 더 추웠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11조8738억원을 1조원 넘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바일과 가전 수요도 꺾였다. 기대했던 환율 효과도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도체 한파에 추정치마저 밑돈 ‘어닝쇼크’…6분기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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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로 매출 78조3062억원, 영업이익 11조8683억원을 제시했다. 컨센서스보다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 낮은 수치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한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43.5%, 낸드 플래시 시장 33%로 업계 1위다.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이어 16.5%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경기 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컴퓨터·TV 등 전자제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세트업체가 반도체 주문을 줄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그동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한 서버 수요까지 꺾이면서 반도체 한파가 예상보다 거셌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각각 13~18%, 10~15%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하락에 감산 결정도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하반기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장비 투자 예산을 30% 삭감하기로 했다. 일본 키옥시아 역시 이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일 예정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에 나서진 않기로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이 과거 경험을 바탕삼아 투자를 지속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