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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함에 보관하고 빵에 발라먹고…軍까지 파고든 ‘마약 범죄’

입력 | 2022-10-07 09:46: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몇년간 군대 내에서 마약을 재배하거나 판매하고 투약한 사례가 다수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범죄가 민간을 넘어 군대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방부 군사법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마약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방부 검찰단과 육·해·공군이 처리한 마약범죄는 74건이다.

이 사건들 중에는 군대 내에서 마약(대마초)을 직접 재배하거나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사례도 있다.

육군 하사 A 씨는 2019년 인터넷으로 대마 종자 34알을 주문한 뒤 부대 내 숙소와 인근 공터에서 대마를 직접 키웠다. 자신이 직접 키운 대마초와 대마 줄기를 갈아 일반 버터와 섞어 ‘대마 버터’를 만들어 베이글 빵에 발라 먹고 담배 형태로 말아 피우기도 했다. A 씨는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상근예비역 병장 B 씨는 군인 신분으로 약 2500만원 상당의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계좌로 돈을 받아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육군 상병 C 씨는 휴가를 나가 필로폰을 구입해 부대로 몰래 가져와 36일간 관물대에 보관하다 적발됐다. 휴가 중 서울 서초구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뒤 남은 필로폰은 부대 내에서 투약하기 위해 가방에 넣어 복귀한 것이다. C 상병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 의원은 이에 “최근 마약범죄가 급증한 상황인데 군대 또한 예외가 아니며 오히려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군대가 마약 무법지대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단속과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