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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의 재정사업구간 시공사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개로 나뉜 재정구간의 시공업체들이 사실상 확정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GTX 사업 일정을 최대 2년 이상 앞당기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다. GTX-B노선 재정구간 사업자 선정작업은 지난 8월 이후 모두 3차례에 걸쳐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모두 입찰요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전체 사업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국토교통부는 7일(오늘) GTX 조기 확충을 위해 2024년 상반기에 GTX-B노선의 민자사업구간과 재정구간을 동시에 조기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행정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이고, 내년 3월까지 재정구간 사업을 담당할 실시설계적격자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 GTX-B 노선 재정구간 시공사, 수의계약으로 선정
국토부에 따르면 GTX-B노선 건설사업은 인천 송도 인천대입구에서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82.7km 구간에 철도와 정거장 14곳, 차량기지 1곳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이 가운데 인천대입구~서울 용산 구간(길이·39.9km)과 서울 중랑구 상봉~마석 구간(22.9km)은 민자사업으로, 나머지 용산~상봉 구간(19.9km)은 정부 재정 사업으로 각각 추진된다.
현재 민자사업 구간은 11월 1일까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협상을 거쳐 내년 중에는 본계약에 해당하는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시설계를 진행하게 해 착공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 대우-DL이앤씨-현대 등이 사업권 수주 유력
나머지 유찰된 3개 공구에 단독 응찰한 업체들은 대우건설(1공구)-DL이앤씨(2공구)-현대건설(3공구)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해당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공구와 3공구의 경우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해당사업과 연결되는 GTX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가 참여한 2공구(서울역)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과 성동구 상왕십리 일대이다. 이 지역은 DL이앤씨가 시공 중인 GTX-A노선 서울역 현장과 겹친다. 현대건설이입찰에 나선 3공구(청량리역, 상봉역)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용신·전농·휘경동과 중랑구 상봉동 일대이다. 여기는 현대건설이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GTX-C 노선 시공구역과 일치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구별 사업비는 ▲1공구 4380억 원 ▲2공구 3442억 원 ▲3공구 6366억 원 ▲4공구 5504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경석 국토부 광역급행철도추진단장은 “GTX-B는 수도권을 동서로 관통하며 용산역, 서울역, 청량리역 등 주요 역에서 환승 가능한 핵심 노선”이라며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사업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