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군사훈련을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반일 감정 끌어들이는 죽창가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군사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군사 이익을 지켜주는 행위”라며 “그야말로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전에는 훈련을 하더라도 최소한 제주 남쪽에서 했다. 왜 하필 독도 근처에 와서 한·미·일 합동훈련을 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이전에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에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외교 참사에 이은 국방 참사”라며 “일본군을 한반도에 끌어들이자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국민들은 한·미·일 군사동맹 원치 않는다.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이게 결국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방위에서도 “일본 자위대와 독도 근해에서 합동 훈련을 하게 되면 자위대를 정식 일본 군대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여당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도 했던 훈련을 반일 감정 끌어들여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묻는다. 동해에서 합동 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남해에서 하게 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이 연합 훈련을 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7년 10월 23일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메티스 미국 국방장관, 오노데라 일본 방위대신 등이 필리핀 클락에서 만나 합의한 내용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회 국방위원이라면 이런 내용을 정확히 알고 질의하시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성 의장은 “일본을 끌어들여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죽창가를 부르라’며 선동질하는 것이 대권 주자이자 당대표로서 할 말이냐”며 “국방에 대한 개념조차 모르는 이 대표가 참 안타깝다”고 했다.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대잠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2017년 4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시행한 후 5년 만에 이뤄졌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훈련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전날 국정감사장에서 “훈련 장소는 독도와 185㎞ 떨어져 있고 일본 본토와 120㎞ 떨어져서 오히려 일본 본토와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