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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데다가 풀냄새까지’…송현동 부지 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입력 | 2022-10-07 19:33:00


 10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완연한 가을 날씨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서울 도심에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이 조성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재조성된 송현동 부지는 100년 만에 이날 임시 개방됐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은 1.2m의 돌담으로 낮아졌다.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게 된 가운데 송현동 부지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니트, 겉옷 등 두터워진 옷차림으로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탁 트인 느낌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반려견과 산책 나온 인근 주민부터 어린 자녀와 함께 광장을 찾은 가족 단위 시민들 모습도 보였다. 하교길 교복 차림, 퇴근길 정장 차림으로 발걸음을 옮긴 학생, 직장인들도 있었다.

광장 곳곳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던 직장인 심모(27)씨는 “회사가 근처여서 오며 가며 보다가 퇴근하고 들렸다”면서 “이렇게 탁 트인 곳이 서울에 많지 않은데 풀냄새도 나고 너무 좋다. 인근 광화문 광장과는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친구와 함께 광장을 찾은 인근 덕성여고 3학년 안모(18)양도 “학교를 일찍 마쳐서 경복궁부터 관람하고 왔다”며 “공사하는 동안 높은 벽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고 교실에서 볼 때만 해도 작아 보였는데 오늘 와보니 트여있다. 깔끔하고 예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젊은 층은 중앙 잔디광장 한 켠에 설치된 대형 달 조명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잔디광장 주변으로는 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등 가을 들꽃을 구경하는 이들도 있었다.

용산구 한남동에서 이곳까지 남편과 산책을 나왔다는 유모(74)씨는 “뉴스에서 보고 왔다”며 “‘송현’이라는 동네 이름도 예쁘고 코스모스가 키는 작은데 예쁘다”고 웃었다.

한편, 시는 부지 개방을 기념해 이날 오후 5시30분께 개장식과 음악회를 포함한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국악이 흘러나오자 종로구 주민 황모씨는 “가을 날씨와 잘 어우러지는 행사인 것 같다”며 “그간 코로나19 때문에 잘 느끼지 못했는데 평일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나온 걸 보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반겼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