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는 7일(현지시간) 9월 실업률이 3.5%로 50년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강한 미국 노동시장 지표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AP뉴시스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나 뉴욕 증시가 약 3% 폭락하는 등 ‘금리 인상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뉴욕 월가에선 11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이 ‘기정사실이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이 26만3000명으로 전월의 증가 폭(31만5000명)보다 소폭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27만5000명보다 낮았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수치다.
이는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일부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지만 9월 실업률은 3.5%로 50년 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실업률은 전월 실업률 3.7%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들어가는 기업 중 거의 95%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이날 S&P 500지수는 2.80%하락한 3639.66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낙폭이 더 컸다. 4%에 가까운 약 3.80% 폭락한 1만652.40에 장을 마감했다.
잠시나마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희망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다. 영국이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에도 연준 고위 인사들은 “미국 금융시장은 괜찮다”며 연준은 미국 경기지표에 의존해 금리 인상 결정을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제 지표에 의존한다. 경제지표가 우리가 봐야할 것을 보여주면 그때 (금리인상폭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지표가 그것을 보여주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업률이 여전히 낮다는 것은 고용주보다 고용인의 ‘파워’가 더 크다는 의미도 된다. 이는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올리는 요인이 된다. 게다가 강한 노동시장 덕에 연준은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를 덜고 금리 인상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
투자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윈 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11월 0.75%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이고, 12월에도 큰 규모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