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화 서울 구로구청 건설관리팀장이 서울 중구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근육운동으로 허리 통증, 무릎 부상을 극복한 그는 보디빌딩지도자 등 다양한 자격증을 땄고 구로구청 직원과 구민들에게 건강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이 찢어졌다며 긁어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하지만 그럴 정도면 자칫 인공관절로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문정화 서울 구로구청 건설관리팀장(50)은 9년여 전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계단을 아예 못 내려가고 1km도 제대로 걷지 못했다. 어느 날 스커트를 입고 거울을 봤는데 왼쪽 허벅지가 가늘어져 있었다. 오른쪽에 비해 무려 둘레가 6cm 작았다. 정형외과에서 진단해보니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이 찢어져 있었다. 통증에 오른 다리에 의지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었다. 왼쪽 무릎 주변 근육이 크게 퇴화돼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문 팀장은 무릎 부상을 근육운동으로 극복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구민은 물론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전해주는 ‘건강 전도사’가 됐다.
사실 그 무렵 무릎이 좋지 않아 요가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요가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근육운동을 시작한 초기엔 무릎을 폈다 구부렸다 주변 근육을 천천히 키워주는 운동부터 시작했다. 통증이 있어 심하게 할 수 없었다. 적응이 된 뒤에는 집에서 매일 새벽 1시간씩 보디웨이트 트레이닝(몸으로 하는 근육운동)을 실시했다. 스쾃, 런지, 푸시업 등 다양한 근육운동을 2년 정도하자 양쪽 허벅지의 균형이 잡혔다. 물론 통증도 사라졌고 걷는데도 지장이 없었다. 지금은 맨몸 스쾃을 1000개는 거뜬하게 할 수 있다. 문 팀장은 2016년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보디빌딩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했다.
문정화 팀장이 서울 중구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근육운동으로 허리 통증, 무릎 부상을 극복한 그는 “100세 시대에 건강하게 살려면 이젠 운동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무릎 통증을 해결하려고 운동을 하고 있는 때 결혼을 앞둔 여직원이 팔뚝 살을 빼고 싶다고 했죠. 2개월 함께 운동했는데 체중 변화는 없었지만 팔뚝은 2.5cm 가늘어졌어요. 그 직원이 결혼사진 잘 찍고 결혼식도 잘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문정화가 살을 빼준다’는 소문이 났고 함께 운동하자는 요청이 이어졌죠. 그래서 이왕 하는 김에 자격증을 따서 제대로 가르쳐 주자는 마음에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죠.”
허리 디스크가 파열 됐을 때 축구광인 남편이 근육운동을 권유해서 했던 게 자격증 획득에 큰 도움이 됐다. 당시 2년 정도를 피트니스센터에서 열심히 훈련했고 인체해부학, 운동생리학 등을 공부했다.
전남 장흥군청 홍보담당으로 일할 때인 2006년엔 지역 신문사 주최 마라톤대회에도 출전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넘게 달린 뒤 출근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1시간49분대로 여자부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운동 마니아가 다 됐지만 2007년 장흥군청에서 구로구청으로 옮기면서 적응하느라 잠시 운동을 하지 못했고 결국 무릎에 탈이 났던 것이다.
문정화 팀장이 2016년 찍은 보디프로필. 그는 “열심히 몸을 만들어 찍는 보디프로필은 노력의 결과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문정화 팀장 제공.
문 팀장은 각종 지도자 자격증을 2016년부터 준비하면서 몸이 좋아지자 보디프로필 사진도 찍었다. 탄탄한 몸을 사진으로 남긴 것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잘 만들어진 몸은 성취감을 준다고 했다. 그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스포츠지도사, 2017년 한국인재교육원 재활트레이너-운동처방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올해 유소년스포츠지도사와 노인스포츠지도사 자격증까지 땄다.
“자격증을 획득하면서 본격적으로 구청직원, 구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클래스를 열었어요. 구로구청에서 운동지도를 매일 아침 하고 있고, 구로구평생학습건강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소문이 나서 지방공무원교육원, 전남, 전북 등까지 출강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강연 때는 ‘엉덩이 안녕하십니까?’ 등 건강학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집이나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쳐줍니다. 직장인들 같은 경우는 목 디스크나 거북복이 많기 때문에 그런 증상을 없애주거나 막는 방법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문정화 팀장(오른쪽)이 ‘재능기부’로 지도하고 있는 장면. 문정화 팀장 제공.
그는 “저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세상 사는데 건강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나. 힘닿는 데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건강 노하우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구로구청에서 5명 한 팀으로 지금까지 다이어트 8기까지 지도했다. 대부분 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문 팀장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막는 사례만 6명이나 된다. 모두 운동으로 허리를 강화시켜 통증을 없앴다. 그는 “의학적으로 수술밖에 없는 경우 빼고는 운동으로 통증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많다. 특히 보디웨이트 트레이닝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에 모든 연령대에 효과적이다”고 했다.
문 팀장은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도 나온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다. 긍정적인 사람도 몸이 아프면 소극적이 된다. 몸이 건강해야 하는 이유다. 저도 밝은 성격이었는데 허리 무릎 다친 뒤 의기소침하다 운동으로 극복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100세 시대 근육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문정화 팀장이 최근 수도권 산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문정화 팀장 제공.
주말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수도권 가까운 산으로 향한다. 나무와 꽃, 바위 등을 보면서 산을 오르내리다보면 헬스에서 느끼지 못하는 상쾌함과 성취감을 느낀다. “낮은 산이라도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면 모든 것을 다 얻은 느낌을 가진다”고 했다.
문 팀장은 몸을 더 만들어 각종 보디빌딩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보디프로필을 찍어 성취감을 느끼듯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하면서 목표의식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몸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졌어요.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 예를 들면 지금 몸이 2016년 때보다 더 좋습니다. 제 느낌이 그래요. 허리도 가늘어지고. 2016년과 몸무게는 같은데 볼륨감은 더 커졌다는 걸 느낍니다. 헬스는 과학이고 그것을 제 몸으로 체험하면서 치유되는 것을 느끼니 더 근육운동에 집중하게 됩니다. 여러분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은 필수입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