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불꽃축제보다 더 화려해진 것 같아요.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8일 오후 7시20분, 서울 여의도 하늘에 화려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어린 딸에게 불꽃놀이를 보여주고 싶어서 일찍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다는 홍석주(44)씨는 “3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화려하고 좋은 연출이었다”며 “더욱 화려해진 것 같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는 이모(32)씨는 “생각보다 스케일이 커서 너무나 좋았다”며 “주변 사람들도 질서 있게 정리정돈하고 생각보다 쾌적하게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불꽃축제는 코로나 이후 3년 만의 재개되는 만큼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불꽃놀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 여의도 한강공원은 이날 오전부터 텐트와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행사 시작 12시간 전부터 좋은 자리를 맡아두기 위해 깔아둔 빈 돗자리도 곳곳에 보였다.
오후가 되자 여의나루역에는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줄지어 나왔다. 그러나 이미 여의도 한강공원은 돗자리 하나 펴기 힘들 정도로 만석이었다. 엉덩이 붙일 자리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곳곳에는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 겨울용 패딩과 담요 등을 두르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어린 자녀와 부모님을 모시고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이모(40)씨는 “오랜만에 대규모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서둘러 아침 일찍 한강공원에 도착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많이 못 다녔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서 일찍 서둘러 왔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친구와 오래 만나는 게 소망이라는 이모(23)씨는 “여자친구와 바람도 쐬고 좋은 구경도 하려고 나왔다”며 “오랜만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니까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일상으로 정말 돌아왔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홀로 앉아 지인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방배동에서 왔다는 30대 박모씨는 “벌써 5시간째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이제 곧 친구들이 올텐데 사람들 오는 거 보면 일찍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곳곳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2주가량 됐지만 여전히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지속되고 있어 마스크를 벗는 데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를 습관처럼 착용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이모(35)씨는 “여의도 한강에 자주 오는 편인데 최근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며 “저는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어서 아직 감염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써도 저는 계속 쓰고 있을 생각이다”고 전했다.
습관처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시민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일산에서 왔다는 김모(47)씨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게 습관처럼 됐다. 벗으면 민낯이 공개되는 느낌이 있어서 쓰고 있는게 편하다”며 “그래도 야외에 있으니까 썼다 벗었다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