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케르치=AP/뉴시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는 밝혔다.
8일(현지시간) 타스·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잠정 조사 결과 3명이 사망했다”며 이들 중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수습한 시신은 남녀 1명씩으로, 폭발한 트럭 주변을 지나던 차량 승객인 것으로 조사위는 추정했다.
조사위는 사망자 중 나머지 1명의 신원이나 폭발한 트럭 운전자의 상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조사위는 트럭 소유주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 있는 그의 거주지에 대한 수색과 함께 트럭의 이동 경로 등 세부사항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교통부는 손상되지 않은 방향 교량으로 차량 통행이 곧 재개될 것이라며 차량들이 한 개 방향 교량을 이용해 교대로 통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철도 통행은 이날 오후 8시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적외선 위성사진에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자동차 다리 일부가 붕괴하고 철교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케르치=AP/뉴시스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크림대교 폭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실질적·상징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림대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개통식을 주재했을 정도로 정치적인 성과로 여겨왔던 곳인 만큼, 이번 폭발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폭발의 배후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러시아 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사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폭발이 일어난 트럭이 러시아에서 왔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고, 러시아 내에서도 폭탄을 실은 트럭이 크림대교 진입 전 엑스레이(X-ray)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은 크림대교 폭발이 그려진 그림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기뻐했다. ⓒ(GettyImages)/코리아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