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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품-통신업-전기·가스업, 주가 폭락속 선전

입력 | 2022-10-10 03:00:00

경기부진 시대의 방어 종목은
필수소비재 수요, 경기 무관 꾸준… 수출 강소기업은 킹달러로 수혜
금리 반영 ETF에도 투자자 몰려




대기업에 근무하며 주식투자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투자자 A 씨는 최근 투자전략을 바꿨다. 과거 단기매매로 수익을 냈지만, 폭락장에 수익률이 고꾸라지자 요즘은 비교적 주가가 안정적인 식음료품 관련 주에 투자금을 넣어두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시장이 호황일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수와 매도를 해 수익을 냈지만, 현재는 그럴수록 손해만 본다”며 “공격적인 투자에서 방어적인 투자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경기 전망은 부정적으로 바뀌자 경기방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종으로는 식음료품과 통신업, 전기·가스업이 주목받고 있다. 개별 주식으로는 수출 강소기업, 펀드로는 금리추종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인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식음료품과 통신업, 전기·가스업의 주가는 큰 폭의 급등락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식음료품은 마이너스(―) 2.8%, 통신업은 ―3.62%, 전기·가스업은 ―5.75%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경기에 취약한 기계(―22.28%), 건설업(―20.87%) 등은 20% 이상 하락했다.

필수소비재인 음식료품은 경기와 상관없이 수요가 꾸준하다. 해외 곡물가가 급등했지만 식음료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원재료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있다. 통신업은 경기 둔화 움직임에도 올해 3분기(7∼9월) 양호한 실적과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가격 지지선이 구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발 에너지 대란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민간 가스기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 강소기업은 대표적인 ‘킹 달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기업은 매출액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온다. 원-달러 환율 강세(원화 가치는 약세)로 인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김민정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가치 상승은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제조기업의 실적 호조를 견인하고, 이에 따라 수출 강소기업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외 금리가 치솟으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안전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은 금리를 반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와 3개월 만기 양도성 예금(CD) 금리를 반영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들은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금리 반영 ETF는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특정 금리에 해당하는 만큼의 이자를 매일 받는 구조로 설계돼 올해 4월에 설정됐지만 최근 시가총액이 3조 원을 넘어섰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