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에서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한 맞대응 카드로 반도체, 배터리, 정밀 무기 등 첨단 제품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를 활용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미 국방부가 중국산 희토류가 사용됐다는 이유로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인수를 보류했다가 재개한 상황을 거론하며 “미군은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드러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국유기업인 중국 희토그룹의 관리자 양모 씨는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F-35에 쓰인 사마륨-코발트 합금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과연 중국산 희토류를 배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많은 선진 무기들은 희토류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경제적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군사 목적으로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에 더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는 7일(현지 시간) 중국의 슈퍼컴퓨터 및 인공지능(AI) 산업 등에 거의 모든 첨단 반도체가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중 반도체 관련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전방위 규제를 공식 발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