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5일 한 군 장병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한 회원이 부대에 배치된 무기를 묻자 다른 회원은 “보안 사항”이라면서도 과거 게시글을 찾아보라고 안내했다.
“OOO 탄도탄 감시대 면회 다녀왔어요.” OO 감시대 다녀왔습니다.”
군 장병의 가족과 지인들이 면회 정보를 얻으려고 가입하는 포털 사이트 군 장병 관련 커뮤니티에는 최근 이런 제목의 면회 후기들이 올라왔다. 해당 후기에는 부대 위치와 가는 법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댓글을 통해 해당 부대가 보유한 레이더 장비에 관한 질문과 답변도 오고 갔다. 이 장비를 보유한 부대 위치 자체가 군사 기밀인데도 공개적으로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군 장병 가족과 지인들이 주로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10곳을 살펴본 결과 모든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문제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군 장병 가족과 지인들은 어떤 정보가 군사기밀인지 알기 어렵다 보니, 공개하면 안 되는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공유하고 있는 점.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군부대 면회 정상화로 면회 관련 정보 공유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군사기밀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커뮤니티에서는 부대 위치와 훈련 일정까지 상세히 적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올라온 면회 후기에는 “○○번 버스 타고 ○○ 주유소에서 산으로 올라가면 있다”고 적혀 있었다. 아들이 한 포병 부대에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더운 날씨에 제 아들이 있는 부대는 2주간 전투지휘검열(ORI) 훈련한다네요“라며 훈련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예비역 중장은 “평일 면회 확대 등에 따른 가족 및 연인과의 소통 확대로 군사기밀이 포털 등을 비롯해 여러 통로로 퍼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취지는 좋더라도 정보 공유에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민간인 사찰의 여지가 있어 (관련 커뮤니티를) 따로 모니터링하지 않고 있으며 할 수도 없다“면서도 ”다만 군사관련 정보가 노출됐다는 민원이 들어올 경우에 한해서만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연락해 해당 게시글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찬 인턴기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