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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연통, 그을음에 막혀 가스 실내로… 무주 일가족 5명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

입력 | 2022-10-11 03:00:00

경찰 “보일러실 누출 가스에 사고”




전북 무주군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경찰이 현장감식에서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힌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보일러에서 누출된 가스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약 2시간 동안 사고가 난 주택에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주택 내부에 설치된 기름보일러에서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힌 것을 확인했다. 곤충 등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연통에 설치된 망이 그을음 등으로 막혀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이 누적돼 배기구 일부가 막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구가 막힌 탓에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주택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식을 위해 보일러를 재가동했을 때도 방과 거실 등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1일 보일러 연통을 분리해 어느 정도 막혔는지 확인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전날 이 주택에선 할머니 A 씨(84)와 둘째 딸 B 씨(42), 맏사위 C 씨(64)와 작은사위 D 씨(49), 손녀딸 E 씨(33)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함께 발견된 첫째 딸 F 씨(57)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이들의 몸에선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은 A 씨 생일을 맞아 모처럼 가족이 모인 상황에서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보일러를 틀었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