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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허 찌른 ‘北 저수지 SLBM’… 軍 “KN-23 쐈다” 오판

입력 | 2022-10-11 03:00:00

[北, 대남 전술핵 위협]
軍 ‘北 이동식차량 발사’ 잘못 판단
北, 수중발사대 곳곳서 기습공격 땐
대북 킬체인-미사일 요격망 한계



저수지에서 발사 한것으로 보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평양=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달 평안북도 태천의 저수지에서 수중 발사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우리 군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오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북 킬체인(선제 타격)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 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훈련이 진행됐다면서 미니 SLBM이 저수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치는 사진을 10일 공개했다. 북한이 SLBM을 해상이 아닌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처음이다. 저수지에 콜드론치(냉발사체계·발사관에서 공기 압력으로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 수중 발사대를 설치해 쏜 것으로 보인다. KN-23의 열차 기동 발사에 이어 허를 찌르는 새로운 전술핵 투발 수단을 공개해 전천후 핵공격 위협을 과시한 것.

저수지에서 발사 한것으로 보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평양=노동신문/뉴스1

당시 우리 군은 비행거리·고도·속도를 볼 때 TEL에서 KN-23을 쏜 걸로 추정했지만 보름 만에 판단 착오임이 드러난 셈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의 전술핵 투발 방식과 미사일 기종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데 유사시 킬체인이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실전 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 발사장의 건설 방향이 확증됐다”고 밝혀 향후 내륙 저수지 곳곳에 전술핵 수중 발사 시설을 증축할 것임을 시사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 전역의 저수지 1800여 개 중 일정 수량 이상을 갖춘 곳은 수백 개로 추정된다”며 “이 중 수십 곳에만 수중 발사대를 갖춰도 대남 핵 기습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북한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4일 일본 열도 너머로 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탄두부와 엔진을 개량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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