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부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숨진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히잡시위가 4주째 접어든 가운데 시위가 반발과 항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최근 신호로 평가된다.
10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에 인접한 도시 아살루예의 부셰르 석유화학 공장에서 노동자 수십명이 모여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함께 서 있다”,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심지어 일부 시위대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부를 때 ‘아야톨라’(시아파 고위 성직자)를 붙이는 것을 거부하며 “올해는 세예드 알리가 전복될 피비린내 나는 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이란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고 경찰이 무력 진압을 지속하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명이 체포됐다.
이밖에 대규모 정유소가 있는 쿠웨이트에 인접한 석유수출항 아바단에서도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되고 있고, 이란 서부 사난다즈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도 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는 ‘석유노동자 시위조직위원회’ 성명을 인용해 “우리는 지금이 광범위한 시위를 벌여야 할 때를 선언한다”면서 “이는 시작일 뿐이며, 우리는 매일 전 국민과 함께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노동자들의 시위를 700명의 노도자와 관련된 ‘임금 분쟁’으로 묘사했다.
이란에서 에너지 분야 노동자들까지 반정부 시위에 합세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권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위 확산과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이란 국영 TV는 최소 4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최소 185명이 시위로 숨졌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