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해외서 주목받은 ‘K-방산’…“놀랍다, 나였더라도 K9 도입”

입력 | 2022-10-11 14:02:00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전시회(AUSA)에 K9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 육군전시회(AUSA 2022).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가 전시된 한화디펜스 전시관에는 외국 군 관계자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관을 찾은 독일 장교는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가리키며 한화디펜스 관계자에게 “얼마나 자동화된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가 “K9자주포와 연결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탄약을 재장전할 수 있다”고 하자 “사람의 힘이 전혀 필요 하지 않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장갑차 운용에는 몇 명이 필요한가” “가격은 얼마인가” 같은 질문을 쏟아낸 그는 연신 감탄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폴란드가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한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 비슷한 무기 체계에 비해 3분의 1정도 비용에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니 놀랍다”며 “내가 폴란드군이었더라도 K9 도입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폴란드는 7월 K9자주포 640여 문과 K2전차 1000대, FA-50 경공격기 48대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는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한 바 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전시회(AUSA)에 전시된 K10 탄약운반장갑차.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AUSA전시회는 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육군 방위산업 전시회로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 세계 700여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미 육군협회는 올해 각국 군 관계자 3만3000여 명이 이번 전시회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선 한화디펜스와 풍산, 이오시스템을 비롯한 19개 방산기업과 육군본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코트라(KOTRA) 등이 참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각국이 군비 증강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각국 방산업체가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10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전시회(AUSA)에 설치된 국내 방산업체 풍산 전시관.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특히 최근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 전시관에 외국 군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탄약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국내 방산기업 풍산 전시관에도 이날 중동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 군 관계자들 문의가 이어졌다. 풍산 관계자는 “155㎜ 포탄 문의가 가장 많았다”며 “K9 자주포가 주목을 받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155㎜ 곡사포 성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新)냉전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올해 전시회에선 글로벌 방산기업의 첨단 신무기 공개도 이어졌다.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전기와 디젤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 차세대 탱크 에이브럼스X를 선보였으며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은 무인 수륙양용전차를 공개했다. 크리스틴 워머스 육군장관은 개막식에서 “우리는 국가안보가 광범위하게 위협받고 있는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미래 전쟁터의 냉엄한 현실에 대비하고 미군이 가장 위대한 육상 전투부대로 남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