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쟁중 교체된 러시아 총사령관이 “아마겟돈”이라 불린 이유

입력 | 2022-10-11 14:20:00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14명 사망자를 포함해 1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이 임명된 지 이틀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정치적 상징물인 ‘크름대교’(크림대교) 폭발 사고 직후 그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지역 합동군 총사령관 자리에 앉혔다. 개전 이래 러시아 국방부의 총사령관 교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결정은 그간 군대의 지도력에 대한 국내 강경파 내 불만이 터진 가운데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의 임명으로 자국의 군사적 실패로 점점 더 조바심을 내고 있던 이들 분노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보도했다.

수로비킨 사령관에는 인류 멸망 최후의 대전쟁이라는 ‘아마겟돈’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는 그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 강경 일변도의 비정통적인 접근방식을 이용해 그의 동료들이 붙여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한 익명의 전직 러시아 국방부 관리는 “저는 오늘 아침 키이우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며 “그는 인간의 생명을 거의 고려하지 않으며 완전 무자비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의 손이 우크라이나 피로 완전히 뒤덮일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극악무도함은 1991년 8월 소련 보수파가 일으킨 군부 쿠데타에서 처음 드러났다. 당시 그는 소총사단을 이끌고 민주화 시위대 바리케이드를 뚫고 들어가 발포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다. 2004년에는 그의 격한 질책을 받은 한 부하 대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가 발간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로비킨 사령관은 시리아에서 자국 이익 보호를 명분으로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수십건의 지상과 공중 공격을 단행했다. 보고서에는 “그가 이끄는 러시아군이 시리아인들의 집과 학교, 보건시설과 시장 등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공부하는 장소들을 포격했다”고 적혀있었다.

2020년까지 그와 함께 근무했던 글렙 이리소프 전 공군 중위는 “그는 각각 육군 지부를 감독하고 능률화하는 법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로 매우 잔인하지만 유능한 지휘관”이라며 “다만 그가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로비킨 사령관은 1990년대 타지키스탄과 체첸 그리고 최근 시리아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일전에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군을 이끌기도 있다. 시리아 복무 시절부터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그의 임명에 대해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대표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체첸 공화국의 수장 람잔 카디로프 역시 잇단 환영의 뜻을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