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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동원령에 러시아 여론 악화…“국민, 전쟁 비용에 눈뜨기 시작”

입력 | 2022-10-11 14:44: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 이후 러시아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이 전쟁 비용에 눈 뜨기 시작했다고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본부장은 “인력과 장비 면에서 러시아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다”며 “러시아 국민들은 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군대 지휘관들도 이를 알고 있다”며 “보급품과 탄약이 바닥나고 있고, 군사들도 지쳐간다. 포로를 사용하거나 동원령을 발표한 것은 이 절망적인 상황을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또 플레밍 본부장은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 대통령이 선택한 전쟁에 드는 끔찍한 인명 비용(human cost)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성인 1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동원령에 대해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고 답했다. ’충격(23%)‘, ’분노 및 분개(13%)‘ 등 부정적인 감정이 뒤를 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군 동원령을 발표한 이래 전날까지 러시아 남성 약 30만 명이 주변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PA통신은 지난 9일 “러시아가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지 3주가 다 돼가는데, 징집 목표 인원에 육박하는 러시아 남성 약 30만 명이 주변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몽골, 조지아를 비롯해 핀란드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간 남성도 다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이후 전쟁이 8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점령당한 지역을 탈환해며, 러시아는 열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정부는 8개월간 전사한 군인을 약 6000명으로 집계하고 있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5만 명이 넘는 군사가 숨졌을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