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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주년’ SK이노베이션, SK울산CLX 탄소중립 앞당긴다… 2027년까지 5조 투입

입력 | 2022-10-11 16:35:00

SK이노베이션 미래 정체성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
재활용 클러스터 조성 1조7000억·설비 전환 3조 투입
유재영 SK울산CLX 총괄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 도약”




SK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이 창사 60주년을 맞아 친환경 기업 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최초 정유공장인 SK울산콤플렉스(SK울산CLX)에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자해 단소중립 달성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11일 박혔다. 미래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취지다. SK울산CLX는 석유화학 중심 에너지를 공급하는 SK이노베이션 핵심 설비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후위기 관련 에너지 전환기에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친호나경 에너지&소재’ 회사 도약을 선포한 바 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탄소가 아닌 친환경 중심 에너지 공급사가 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단순한 에너지&석유화학사업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 SK울산CLX를 찾아 “에너지는 석유 중심에서 전기로 전환될 것”이라며 “석유 중심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한 울산CLX는 전기 에너지 시대에도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CLX는 전기와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탈탄소 기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며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울산CLX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파이낸셜스토리로 설정했다. 생산과정과 생산제품의 그린화를 통한 완성된 탄소중립을 추구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부지 현장

○ 5년간 약 5조 원 투입… “친환경 투자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
SK이노베이션이 SK울산CLX 탄소중립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투자하는 분야는 크게 순환경제 구축(1조7000억 원)과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3조 원) 등으로 구성됐다. 석유제품이 당장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세부적으로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세계 최대 도시 유전기업’이라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SK울산CLX 내 21만5000㎡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 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최초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 해중합, 열분해 등)을 모두 갖춘 곳으로 이곳에서는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 등을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신·증설에도 투자를 단행한다. SK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안전·보건·환경(SHE)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과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후변화로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면 휘발유와 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SAF)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시기를 대비해 SK울산CLX는 석유제품 생산 공정의 화학제품 생산 공정 전환, SAF 생산을 위한 공정 도입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 SK울산CLX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사업, 넥스렌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이 독자 개발한 넥슬렌과 같은 고기능성 화학제품은 일반 화학제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설명했다.

SK울산CLX 조정실

○ 탄소 감축 성과 가시화… 공정효율 개선·CCUS 기술 박차
SK이노베이션은 SK울산CLX 탄소감축 노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시 실행 가능한 공정효율 개선과 저탄소 연료 전환 등을 통해서라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직접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SK울산CLX는 동력보일러(설비 전체 공정에 배치된 터빈에 시간당 500~1000톤 규모 스팀을 생산·공급하는 장치) 11기 중 9기의 연료를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C에서 LNG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누적 14만4000톤 규모 탄소배출량을 줄감한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남아있는 2기도 내년까지 LNG로 연료를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연간 4만 톤 추가로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설비·운전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SK울산CLX는 상압증류공정(CDU)의 열전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열교환장치나 배관에 쌓이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첨가제를 주입하거나 열전달 효율이 우수한 열교환기와 내부식성 공기예열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 효율향상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탄소 포집과 저장 등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CCUS는 이산화탄소 직접 제거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한다.

SK에너지는 지난 20년간 SK울산CLX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체 탄산용 원료로 공급 중이다. SK이노베이션도 CCS 관련 국내외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수소 공장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동해가스전에 저장하는 CCS 실증모델개발 정부과제에 참여 중이다. 향후 국책과제로 추진될 CCS 실증사업권 확보도 추진할 계획이다.

유재영 SK울산CLX 총괄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과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 신기술도 지속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 및 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