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완공 시 25만 6000ℓ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로, 삼성바이오는 지난 7월 제약사 5곳과 선수주 계약을 체결해 제품 7개를 4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앞으로 10년간 7조5000억 원을 투입해 인천 연수구에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한다.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해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을 다지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1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송도캠퍼스를 방문한 건 2015년 12월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바이오를 삼성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삼성은 2032년까지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송도캠퍼스 인근 약 36만㎡ 부지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된다.
이날 준공식을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총 24만 L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장이다. 이달부터 이미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2012년 가동한 3만 L 규모의 1공장부터 이번 4공장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 규모는 60만4000L로 확대됐다.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였던 독일 베링거잉겔하임(41만 L)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4공장은 사전 수주 활동을 통해 7종의 제품에 대한 생산 계약을 맺은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업 시작 10년 만에 CDMO 분야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1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4공장을 직접 둘러본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바이오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주요 사업으로 점찍은 분야다. 이 자리에선 CDMO와 바이오시밀러, 신약 등을 삼성의 3대 바이오 사업 축으로 구축하는 계획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정보기술(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협력을 추진할 때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삼성의 바이오 사업 육성에 직접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