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한… 국내 시장 성장 전략 공개
향후 6년 1조원 안팎 투자 예고
“한국을 르노그룹의 핵심 수출 기지로 키울 방안을 찾겠습니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사진)이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시장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6년 동안 한국에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수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한화 기준으로는 약 1조 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 메오 회장은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 세아트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20년부터 르노그룹을 이끌고 있다. 한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르노그룹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어려운 행보를 걷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라다(아브토바즈)의 지분과 공장 등을 단돈 2루블(약 50원)에 모스크바 시정부 등에 매각했다. 다만 6년 내 지분 재매입 조건을 달아 러시아의 완전 국유화 시도는 막아둔 상태다. 한국 시장에서는 올해 1∼9월 3만9487대를 팔며 국내 시장 점유율 4위(3.9%)에 그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측은 중국 지리홀딩그룹 산하 볼보의 최신 플랫폼을 활용해 2024년 선보일 중형급 하이브리드 차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데 메오 회장은 “한국에서의 위치를 재정립하겠다”며 “다만 한국 시장에 맞는 차량을 제조 판매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형 차량에 집중된 라인업을 중대형 차량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나 콘텐츠 및 인포테인먼트 업체들과 협업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데 메오 회장은 “장기적 파트너를 찾고 견고한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