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정감사] 감사원 국감, 오전 파행… 오후 충돌
최재해 감사원장(왼쪽)과 유병호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의 ‘문자 논란’에 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 송구스럽다”면서도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1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시도로 전·현 정권의 충돌로 번지면서 11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격렬히 충돌했다.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멈춰 섰고, 오전 내내 공전했다.
오후 들어 가까스로 속개된 국감에서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문 전 대통령 관련 감사를 추진했다며 ‘대통령실 하명 감사’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조사는 물론이고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도 감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 野 “대통령실 하명 감사” vs 최재해 “보고 안 해”
이날 오전 10시 11분 시작된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파행됐다. 개의 직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감사원의 업무보고 이후 하라”고 저지하면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기 때문. 감사는 20여 분 후 재개했지만 법사위원 16명이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 오전 내내 주 질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관례상 국감에서 업무보고 직후 퇴장하는 감사위원들을 계속 배석시키고 질의할 권한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서해 피살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 걸 문제 삼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이뤄진 감사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감사를 포함해 102건”이라고 반박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개시는 감사위원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권한은 감사원장에게 있다”고 했지만, 결국 오후 회의는 감사위원이 모두 배석한 채 재개됐다.
그러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 카드를 꺼내들며 “3억여 원의 예비비 지출에 사흘이 걸렸다”며 “감사를 검토하라”고 했고, 최 원장은 “예산의 적정성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또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비롯한 감사 업무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 있나”라고 물었고 최 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 민주당, ‘문자 파동’ 유병호에 집중포화
야당은 유병호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특히 야당은 유 총장이 5일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고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포착된 것을 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유 총장은 “(문자 보내기) 전날에 이어 이틀간 (감사원 관련) 허위사실이 보도돼 ‘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기 의원이 ‘이 수석과 몇 번 통화했느냐’고 수차례 몰아붙이자 유 총장은 “보도 났을 때 협의하는 공식 채널이 없다 보니 물어보는 정도”라고만 했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이 수석과의 문자를 지웠다는데 포렌식할 용의가 있느냐”고 캐묻자 유 총장이 “그날(5일) 문자면 해보겠다”고도 했다. 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발언 도중 유 총장이 끼어들자 “가만히 계세요!”라며 책상을 내리치고 12초간 째려보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