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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서 20일부터 ‘오수환 기획초대전’ 마련

입력 | 2022-10-12 03:00:00

대구서 20년 만에 갖는 개인전
철학 바탕 예술적 수행에 주목… 드로잉-유화 등 42점 작품 전시
인당뮤지엄, 온라인 초대전 준비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 VR콘텐츠-영상물로 관람 가능



현대미술가 오수환 작가의 1989년 작 ‘곡신(God of Valley)’. 세로 258.7cm, 가로 194cm 크기의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으로 기호와 문자를 형상화한 획들의 모양새가 눈에 띈다. 20일부터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에서 열리는 오수환 작가 기획초대전 ‘무아행’에서 만날 수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는 이달 2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교내 인당뮤지엄에서 현대미술가 오수환 작가 기획초대전 ‘무아행(無我行)’을 연다. 오 작가는 서양화 재료인 유화물감을 사용해 서예와 같은 필치를 담아 추상 세계를 그린다. ‘한국적 추상표현주의’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에서 열린 개교 50주년 기념 ‘작가 이배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대형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이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시시설로 거듭나면서 재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적 수행을 쌓고 있는 작가의 행보를 보여 주기 위해 기획됐다. 주제 무아행은 불교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다. 자신의 존재가 없는 상태가 되도록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 작가는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끄집어낸 본성을 색과 선으로 화폭에 표현했다.

초대전은 오 작가가 대구에서 20여 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라 의미가 깊다. 인당뮤지엄은 5개 전시장에서 대형 작품 총 42점(드로잉 11점, 유화 31점)을 선보인다. 1전시실에서는 1980, 90년대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세로 258.7cm, 가로 194cm의 캔버스에 그려진 1989년작 ‘곡신(God of Valley)’은 압도적이다. 곡신(谷神)은 중국 사상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무위자연의 모습으로 만물이 모여드는 근원’이라는 뜻이 담겼다. 4전시실에서 전시하는 올해 신작 ‘대화(Dialogue)’도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캔버스에 가득 찬 노란빛에서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관객이 작품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감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오 작가는 1969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국내외에서 개인과 단체 등 많은 전시회를 열었다. 1996년 김수근 문화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프랑스 매그(Maeght) 재단 초청으로 지방 마을인 생폴 드 방스(Saint Paul de Vence)에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곳은 러시아 출신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이 머문 곳으로도 유명하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일요일은 쉰다. 인당뮤지엄은 이번 초대전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콘텐츠와 영상물을 전시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당뮤지엄은 2007년 국내 건축계 거장으로 꼽히는 김종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설계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전 대구보건대 이사장인 인당(仁堂) 김윤기 박사가 수집해 기증한 장롱과 궤 203점을 비롯해 조선시대 목가구와 유물 5000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8595m² 규모로 조성된 야외 조각 공원은 색다른 볼거리다. 박석원, 문인수, 이환권 등 유명 작가들의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인당뮤지엄은 매년 다양한 테마로 주민 초청 음악회를 비롯해 유명 작가 전시회,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아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기념전에는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다녀가 큰 관심을 모았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인당뮤지엄과 조화를 이룬 캠퍼스가 거대한 박물관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다양한 기획전 및 음악회를 꾸준히 개최해 많은 분들이 힐링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