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 끝에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게 항소심도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아내가 숨진 뒤 아내의 친정에 사망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이에 연락이 닿지 않자 찾아온 언니는 4개월여 뒤에야 동생의 사망을 알게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지난달 30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B씨가 자주 술을 마시는 문제 등으로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해왔는데, 이날도 B씨의 음주 문제로 다투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술에 취한 B씨와 말다툼을 했을 뿐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단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은 A씨가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해 가정보호처분을 받기도 하는 등 평소 B씨의 음주로 인한 갈등으로 자주 다퉜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최소 10회 이상의 외력이 가해진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상의 물건 및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머리, 얼굴 등을 수십 회 때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며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같은 해 11월23일 이사를 가면서도 피해자의 사망 및 이사 사실을 친정 식구들에게 알리지 않았는데, 피해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언니가 사망 4개월이 지나 방문했다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망사실을 알게됐다”며 “범행이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역시 “피고인은 사소한 다툼 끝에 약 22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해 온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느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 은폐를 위해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친정 식구들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사건 발생 후 그들을 상대로 용서를 구한 적도 없다”며 “친정식구들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