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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빼고 다 비싸요”…제주여행 수요 일본으로 눈돌리나

입력 | 2022-10-12 09:30:00

광복절 연휴 마지막날인 15일 여행을 마친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 출발장으로 향하고 있다.2022.8.15/뉴스1


“제주도 가려다 일본 가려고요. 항공권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해도 호텔이나 음식이 비싸요.”

연말에 부모님과 제주도 가족여행을 계획 중인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양모씨(41)는 일본 재개 소식에 후쿠오카로 목적지를 틀었다. 항공권을 제외하고 숙소, 식비, 교통비를 모두 따져봐도 일본이 제주보다 더 저렴하거나 가격 차이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일본, 대만 등 주변국들이 여행을 재개하면서 대체지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제주관광 시장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온다.

12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황금 연휴가 낀 이달 해외로 나가는 여행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여행 수요는 무려 9배 이상 급증했다.

참좋은여행의 개천절 연휴(2022년 9월30일~10월3일) 출발 기준 해외여행 예약 건수는 4096명으로 전년 대비(366명) 1019%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850명)과 비교하면 59.8% 수준이다. 10월 출발 기준 일본여행 예약건 수는 3665명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857%(약 9.5배) 증가했다.

‘한국~일본’간 항공편 운항이 정상 재개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운항한 ‘한~일’ 노선은 346편으로 2019년(2850편) 대비 12% 정도 수준이다.

항공사들도 앞다퉈 이달 초부터 일본 노선을 확대하고 있어 일본 관광 특수가 예상된다.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2022.10.11/뉴스1


반면 올해 초여름부터 특수를 누렸던 제주 노선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지난 9월 제주행 국내선 운항 수는 1만3661편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으나, 전월(1만4823편) 대비 7.8% 줄었다.

제주 관광업계에선 제주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분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료를 제외하고 지속된 엔저 현상으로 숙박·식음료, 렌터카, 골프까지 제주도보다 일본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제주의 한 여행사 대표는 “제주는 메르스와 코로나19로 국제 관광이 어려워질 때 오히려 특수를 누려 왔다”라며 “지난 3년간 재방문객을 비롯해 제주에 올만한 여행객은 다왔을 정도로 이미 정점을 찍어 내국인 수요는 내리막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2년 사이 제주도 여행 물가가 무섭게 치솟았다”라며 “업계 종사자인 나라도 관광지 기준으로 한끼에 2만원이 기본인 제주보다 6000원하는 일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골프여행 수요도 줄고 있는 추세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30개 골프장의 지난 7월 내장객은 22만6846명으로, 전년(2190명) 대비 7.3% 감소했다. 도외 및 외국 골프객은 3.3%, 도내 골프객은 10.2% 줄었다.

제주관광공사는 현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내국인 꾸준히 들어오고 가을여행 수요가 높다보니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까지는 10월 누계 입도객은 23%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