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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견 경태’ 후원금 6억 횡령 논란 택배기사 여친 구속

입력 | 2022-10-12 10:39:00


‘택배견 경태’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인기를 끈 반려견을 앞세워 모은 수 억원의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된 택배기사와 그의 여자친구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주범으로 지목된 여자친구가 구속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최근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여성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6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남자친구인 택배기사 김 모 씨와 함께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신고 없이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고,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택배기사 김 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조사해왔다. 김 씨와 그의 여자친구 A 씨는 약 6개월간 경찰의 추적을 피해오다 지난 4일 대구에서 체포됐다. 검거 당시 반려견 경태와 태희도 함께 발견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지난 3월 “허가받지 않은 1000만 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차례로 환불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총 모금액과 사용처도 공개하지 않았고 직접 메시지를 보내 빌린 돈도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논란이 되자 지난 4월 31일 자신이 운영하던 SNS 계정을 닫았다.

경찰은 지난 4월4일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 후 김 씨에게 출석조사를 요구했으나 김 씨는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이들이 횡령한 6억 원의 대부분이 A 씨 통장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하고 A 씨를 주범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김 씨는 반려견 경태를 데리고 다니면서 택배 일을 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김 씨가 택배기사로 일했던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에게 택배기사 옷을 입히고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