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외국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미즈기와(水際) 대책을 대폭 완화해 한국·미국 등 68개국을 상대로 비자면제 조치를 재개하면서 향후 관광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요미우리 신문은 12일 “미즈기와 대책을 완화하면서 관광지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해외 예약이 몰리고 있는 숙박시설이 있는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력난이 심화돼 직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호텔도 있다”며 “외국인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어떻게 독려하는지 등 감염 대책도 과제”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해외 외국인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 첫날인 11일 도쿄 거리 곳곳에 활기가 돌아왔다.
이 회사 인력거는 많게는 하루 70~80대가 이용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고객이 사라지면서 매출이 거의 제로인 달도 있었다. 총괄책임자는 “지금부터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차부(인력거꾼)도 늘리고 싶다”고 했다.
일본에 사는 외국인도 미즈기와 대책 완화를 환영한다. 아사쿠사를 찾은 한 독일인 회사원은 “학창시절 친구가 10명 정도 일본에 오게 돼 있다”며 “관광지를 많이 안내해 주고 싶다”며 재회를 고대했다.
나카미세 거리에서 우키요에 전문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엔화 약세여서 외국인들이 많이 사게 해 30~40%로 떨어진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미즈기와 대책 완화로 인력난을 겪는 숙박업소들도 있다. 해외 스키어들이 즐겨 찾는 홋카이도 니세코 지역의 한 호텔 총지배인은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초조함을 나타냈다.
정부가 9월 말 완화책을 발표하자마자 호주 등에서 예약이 몰리면서 연말연시는 2019~2020년 시즌 이후 처음으로 ‘만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손님이 급감하면서 성수기 50~60명이던 외국인 직원 상당수가 이직을 해, 호텔 측이 이달부터 급히 채용 공고를 내 모집에 나섰지만 “인재 획득 경쟁이 치열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일본인 스태프도 빠듯한 상태”라고 호텔 지배인이 요미우리에 전했다.
일본 민간 조사 업체인 제국데이터뱅크의 지난 8월 설문조사에서는, 료칸(전통여관)·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72.8%가 ‘정규 직원이 부족하다“고 답해, 1년 전보다 45.5%p 늘어 업종별로 가장 많았다.
제국데이터뱅크 관계자는 ”여관·호텔업은 코로나19 사태로 불안정한 직업으로 보여 직원을 늘리려 해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대중교통이나 숙박시설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미국,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 고객에게 어떻게 마스크 착용을 독려할 것인지도 과제라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하네다공항과 도심을 잇는 게이힌 급행 전철은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기 위해 차량 내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영어 등으로 역 구내에 표시하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의 산악관광지 가미코치 등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알피코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손님이 늘면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도 생길 것“이라며 ”모국과는 대책이 다른 것을 자세히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