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케르치 대교) 폭발 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광범위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았다면서 무기가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의 미사일 및 무인기 공격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광범위했지만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만큼 치명적이진 않았다면서, 이것은 러시아군 무기와 능력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이안 스토리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 유도 미사일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거나 정밀한 무기가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경고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정교한 미사일이 부족할 수 있다
러시아 공격 무기의 대부분은 옛 소련제를 포함해 ‘구식, 비(非)유도, 부정확’한 장거리 미사일이었다. 우크라이나, 서방, 러시아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정교한 무기가 점점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실제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침공 초기 순항미사일과 특정 탄도미사일 등 정밀 무기를 대거 소진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무기 산업은 오랫동안 수입 전자 부품에 의존해 왔는데 서방의 제재로 부품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자 비유도탄에 더 의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 정보 분석기관 ‘제인스’의 리즈완 라맛 선임연구원은 “자원과 군수물자가 얼마나 부족한지 감안하면 러시아가 지난 10일 보여준 전투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이란에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란에서 군용 드론을 구입해왔고 북한에서 포탄과 로켓을 구입했다고 한다. 분석가들은 이 상황은 대러 제재가 효과를 발휘해 러시아의 군사 공급 라인을 방해했다는 추가 신호로 보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의 드론 협정이 전쟁 이전 군사 협정의 일부였다는 것을 확인했고 우크라이나 상공에선 이란제 드론이 더 자주 목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10일 사용한 드론 중 절반 이상이 이란제였다고 밝혔다. 이란 드론은 약 36㎏의 탑재물을 싣고 자폭할 수 있어 효과적인 전장 무기로 평가 받는다.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구입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은 “절박함의 표시”라고 스토리 연구원은 지적했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며칠 동안 러시아 핵 자산 이동에 대한 어떠한 징후도 없다고 말했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 크름반도 공격에 대해 러시아 핵 무기로 대응할 것이란 추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미사일은 우크라 방공망에 취약했다
스토리 연구원은 비교적 사상자 수가 적었던 것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동안 거의 손상되지 않은 방공망을 사용해 러시아 미사일 일부를 격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1일 자국 군이 지난 2월 이후 러시아 순항미사일 약 300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NYT는 그 집계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면서 러시아가 전쟁 중 발사한 미사일 수는 모두 수천 개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