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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확장’ ‘개혁보수’ ‘정통성’…與 ‘당권경쟁’ 본격화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입력 | 2022-10-12 12:28:00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 ‘주도권 잡기’ 경쟁




국민의힘 김기현(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 전후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권 주자들은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일단 현재 구도는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비윤(비윤석열) 그룹 간의 경쟁보다는 각 주자들이 각개전투를 벌이며 존재감 부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먼저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눈에 띈다. 김 의원은 11일 “총선 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계신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지도부의 지상 과제가 총선 승리인 만큼 차기 대선 주자들은 2024년 총선을 차기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4선 중진인 김 의원은 보수정당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7일 “그동안 당이 중구난방으로 전열이 흐트러져 있었으니 정통성을 가진 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당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연대 보증인’을 자처하고 있는 3선의 안 의원은 ‘중도확장성’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9일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다. 현역 정치인 중에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1일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의 경쟁력 있는 선명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유승민, 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유, 나 전 의원만 거론한 것으로 일찍부터 출마를 준비한 김 의원을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2월 25일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왼쪽)이 서울 여의도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4선 출신의 유 전 의원은 이미 몸풀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7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와 관련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 아니냐. 양두구육이 징계사유라면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비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 현안 등 대해서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4선을 지낸 나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그는 11일 “지금 정권 초기에 우리가 해야 될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떤 일을 함으로써 가장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에게 국민 여론조사에선 뒤졌지만 보수 성향 영남권 표가 다수인 당원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뽑았다.


당 안팎에서는 4선 중진인 권성동‧윤상현 의원 등도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당권 주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에 앞서 친윤 그룹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