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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내년 성장률, 정부 전망치 2.5%보다 낮아질 것” 

입력 | 2022-10-12 13:15:00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 참석해 투자자와 인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간담회를 갖고 “내년 상반기 우리 경제가 특히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외환위기 위험은 없지만 위기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취임 후 첫 한국경제설명회를 주재하고, 12∼14일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방미했다.  

국제금융기금(IMF)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7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상향조정하고, 내년은 2.0%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추 부총리는 “예상보다 양호했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올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내년 성장률은 IMF 전망대로 2.0%로 갈지는 두고 봐야하지만 현재 정부 전망치인 2.5%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강력한 긴축 통화정책 기조와 선진국 및 중국의 경제둔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내년 상반기가 특히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무역수지 적자나 물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유가를 꼽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산유국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감산 여파로 유가가 오르면 적자폭이 커지고 물가도 잡히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농산물 가격은 점차 안정이 될 것”이라며 “물가가 잡히고 나면 이제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화 된다. IMF 전망대로라면 우리도 2.6%에서 2.0%로 가는 힘든 과정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해도 당장 단기간에 외환위기처럼 외화 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 등 시장 위험에 대해 한국은행 등과 함께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우리 금융 기관이 자본 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장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지 정부가 위기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도 재차 밝혔다. 추 부총리는 “지금 발생하는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우리 잠재성장률의 구조적 하락세를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위기를 넘긴다 해도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동시장과 대학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분명한 것은 한미 간 경제·금융 협력에 대해 굉장히 강한 신뢰가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 경색과 불안정성이 심해지면 외환시장에 관련해서 언제든 협력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