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쿠팡의 업무상 재해 실태를 지적하며, 김범석 의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합의를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복지공단에 쿠팡3사의 업무상 재해 현황을 요청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에만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에서는 2074명이 업무상 재해를 신청해 1957명이 승인을 받았고 이 중 두 명은 사망재해였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경쟁업체인 A사나 B사의 각각 28배, 130배에 이르는 규모다”라며 “쿠팡이 이커머스 1위 업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우 막대한 숫자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쿠팡 측이 자랑하는 물류 혁신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킨 대가라는 점이 해를 지나면서 거듭 확인되고 있다”며 “혁신은 반드시 생명과 양립할 때만 그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 현재처럼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하는 기업으로 남고자 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은 물론 기업의 존속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장인 쿠팡 측이 노동자와 안전을 위한 교섭을 하지 않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쿠팡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가장 1차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언론플레이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쿠팡 측은 성실한 교섭을 하고 있지 않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커녕 노조사무실 제공 등 기본적인 노조활동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김범석 쿠팡 의장을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의 일반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면서 “교섭단체 양당은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김 의장의 국회 출석을 합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쿠팡이츠는 한 달에 600건 등 시간당 몇 건 미션을 준다. 파트너는 빠른 속도로 미션을 채우기 위해 배달을 수행한다”라며 “그 과정에서 사고는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미션이라도 해서 일급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병조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매해 사망하는 노동자가 발생하지만 현장의 여건은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감히 산재 신청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산재를 신청하면 다음 계약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불안함 때문에 손해를 본인이 떠안는다”고 얘기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직원 수는 지난 2018년 1만4000명에서 지난해 6만30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재해율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종 업계의 평균 재해율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근거로 제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과 지난 5년간 누적을 기준으로 산재 신청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각각 A사와 B사다”라며 “쿠팡은 해당 조사에서 직원 수 대비 산재 신청 비율이 낮으며 사망자 수 역시 최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