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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코리아, 적자 누적에 ‘비상 경영’…직원들도 줄퇴사

입력 | 2022-10-12 15:23:00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가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2020년 7월부터 수탁운영을 시작한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사업 환경의 변화로 올해까지 40억 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스포츠토토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올해 10월 현재 총 45명(올해 17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퇴사한 직원들은 대부분 3~5년차로 시스템 운영 등 투표권 사업의 핵심 인력들이었다. 회사를 떠난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남은 직원들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난 2년간 약 3조6600억 원에 달했던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조성도 앞으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수탁업자로 선정될 때부터 수익 발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0년대 초 오리온이 수탁사업자였을 땐 매년 매출액의 5%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이후 5년 기한의 수탁사업을 놓고 매번 경쟁이 과열되자 수수료를 낮게 제출해 사업을 따내는 구조가 됐다. 2020년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사업자로 선정됐을 땐 수수료가 약 1%까지 떨어졌다.

2001년 28억 원이었던 스포츠토토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5조6000억 원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2억 원이었던 국민체육진흥기금도 1조8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국가 체육재정의 약 90% 정도다. 수탁업자는 매출액을 늘려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면 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엔 약 50일 동안 스포츠토토 발매를 하지 못하는 등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7000억 원 줄기도 했다.

스포츠토토 사업은 이번 수탁기간이 끝나면 2025년 7월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직접 운영한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민간 위탁 운영의 문제점을 들어 일명 스포트토토 공영화법인 국민체육진흥법을 통과시켰다. 아직 2년 8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지만 적자를 메우고 인력 탈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가 파행을 맞을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최근 스포츠토토코리아의 경영 상황을 보고 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