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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채권매입 중단 발표에 세계증시 ‘출렁’…금융위기 치닫나

입력 | 2022-10-12 15:45: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파운드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9.27/뉴스1


파운드화 및 국채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국채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왔던 영국 중앙은행(BOE)이 11일(현지 시간) “국채 매입을 예정대로 14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혼란이 계속되자 BOE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기존의 채권 매수를 계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BOE는 이날 “금융 안정에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며 물가연동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규모 감세안 발표한 후 세 번째 시장 개입이다. 당시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가격 급락)하자 BOE는 5일 후 650억 파운드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어 10일 채권 매입규모 확대 및 연기금에 대한 단기 유동성 보장 등을 밝혔고 이날 다시 개입했다.

그러나 시장은 ‘세 번째 개입’보다 ‘14일 채권매입 중단’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을 방문한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가 이번 주를 끝으로 시장 개입을 중단하겠다며 “나의 메시지는 3일 남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불안감이 더 커졌다. 1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65%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0% 하락한 1만426.19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부족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등 부실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만기가 긴 채권에 주로 투자해왔던 이들은 최근의 채권가격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줄자 다른 자산을 팔아 담보를 메워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위기가 미 투자부적격(정크) 대출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