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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인프라도 미국 진출… SK시그넷, 美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공장 신설

입력 | 2022-10-12 21:17:00

美 바이든 행정부 정책 선제 대응
충전인프라확대법(NEVI) 보조금 수혜 전망
올해 생산 개시 후 내년 전 라인 가동 목표
미국서 초급속 충전기 연간 최대 2만기 생산




SK시그넷이 국내 충전기 제조업체 최초로 미국 현지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

전기차 급속 충전기 전문 업체 SK시그넷은 12일 미국 텍사스 주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생산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500만 달러(약 215억 원) 초기 투자 후 생산량 증대에 따라 필요 시 추가 투자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1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하고 지난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 시 세제 혜택을 포함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시그넷은 이번 미국 공장 신설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NEVI 프로그램에 오는 2030년까지 약 50억 달러(약 7조1000억 원) 규모 보조금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고속도로 50마일(약 80km)마다 급속 또는 초급속 충전소를 설치해 미국 전역에 총 50만개 충전소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NEVI 정책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충전기 제품의 미국 내 생산이 필수다. SK시그넷은 미국 공장 구축으로 NEVI 보조금 정책 수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보조금 수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 내 제품 생산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 NEVI가 요구하는 기준은 충전소 당 600kW급 이상 전력 용량과 4기 이상 디스펜서가 각각의 차를 150kW 이상의 전력으로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기준은 전력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는 SK시그넷 주력 제품과 구성이 유사하다고 한다. SK시그넷은 350kW급 용량의 파워캐비넷 1대에 175kW급 디스펜서 2기 또는 350kW급 디스펜서 1기로 구성된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해왔다. 경쟁업체 대비 선도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시그넷 텍사스 공장은 올해 생산에 착수에 내년 2분기 내에는 생산라인 전량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은 대지면적이 약 1만5000평, 건물면적 4000평(3000평 추가 증축 가능)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만 연간 1만기(증축 시 2만기) 넘는 충전기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미국 공장 가동 시 SK시그넷은 한국과 미국에서 연간 2만기 이상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미국 정부 정책에 맞는 발 빠른 대응으로 북미 초급속 충전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욱 SK시그넷 연구개발본부장(CTO)은 “20여 년간 축적한 제조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미국 공장에 이식하고 신속하게 미국 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설비를 조기에 안정화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