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뉴시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차기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를 결정하는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6일 개막)를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마지막 회의에서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권위 수호’와 ‘시 주석 사상 관철’ ‘시 주석으로 권력 집중’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최고지도자의 임기가 10년으로 굳어진 관례를 깨고 올해로 집권 10년차를 맞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 “시진핑 사상 관철” 3연임 기정사실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2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 199명과 후보 중앙위원 159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에서 열린 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 결과를 담은 공보문을 발표했다. 이번 7중전회에서 다뤄진 내용이 당 대회 공식 안건에 오른다. 공보문은 “중국공산당은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깨달아야 한다”며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가리킨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 수호’와 당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두 개념 모두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하고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다.
공보문에 따르면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멤버인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 개정안 초안을 중앙위원들에게 설명했다. 앞서 홍콩 유력지 밍보는 20차 당 대회에서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를 개정 당헌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보문에 따르면 7중전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 유력하다.
● 마오쩌둥 이후 첫 최소 15년 집권 가시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대회를 준비하는 마지막 공식 회의에서 시 주석 지위와 권위 강화가 논의됐다 점에서 중국공산당이 20차 당 대회 개막 전에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이미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빌표되면 시 주석은 2012년 열린 18차 당대회에서 집권한 이후 최소 15년을 집권하게 된다. 과거 최고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이 비공식적으로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하며 10년 이상 영향력을 유지한 적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15년을 집권하는 것은 27년간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처음이다.
이날 7중전회에서는 지난 5년 간 시 주석의 부패 척결 활동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사정 정국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공보문은 지난 5년간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공산당의 성과를 거론하며 “빈곤 문제를 해결해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에 진입하는 역사적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대한 보장했다”고 평가했다. 또 “홍콩에 대해 전면적인 통치권을 효과적으로 실시해 ‘애국자치항(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 원칙을 확립했다”고 자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