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 거래 10년 만에 최저 6∼8월에 폐업한 부동산 215곳 대출 규제 완화 등 대책 마련 시급
‘그린시티’로 불리며 부산의 대표 주거단지로 꼽히는 해운대구 좌동의 모습. 최근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됐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더 이상의 대출이 안 돼 지인들한테 돈을 빌리며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부산 해운대구 A인테리어 업체 대표)
“월세가 150만 원인데 지난달엔 100만 원, 이번 달 아직 20만 원밖에 못 벌었어요. 폐업하기에는 너무 억울해 식당에서 저녁 아르바이트를 합니다.”(부산 연제구 B공인중개사 대표)
금리 인상 등 여파로 부산지역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아파트 매매 거래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부동산 업계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5월 30일(97.6)부터 지난달 5일(87)까지 14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이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조정지역 해제’ 카드를 내놨지만 시장에서 효과가 거의 없다. 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 때문에 폐업을 선택하는 부동산중개사무소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6∼8월 부산에서 폐업한 부동산중개사무소는 21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부산 금정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팔겠다는 매물만 쌓이고 사겠다는 전화나 방문은 그 절반도 안 된다”며 “그마저도 내년까지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겠냐며 기다리는 눈치라 거래는 사실상 실종된 상태”라고 말했다.
‘거래 절벽’뿐 아니라 중개 보수료 인하도 공인중개사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9억 원 이상 매매금액의 0.9%로 책정됐던 기존 보수요율을 9억∼12억 원 미만 0.5%, 12억∼15억 원 미만 0.6%, 15억 원 이상 0.7%로 상한요율을 정했다. 6억∼9억 원 미만은 0.5%에서 0.4%로 내렸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