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박물관 첫 韓여행상품 인기 서울 박물관들-경주 불국사 등 방문… 항공권 빼고 1370만원에도 ‘완판’ 달러 가치 급등… 美 여행 수요 늘어… 전세기로 韓-베트남-브라질 돌기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처음으로 선보인‘메트와 함게 여행을’ 프로그램의 한국 여행상품 브로슈어 표지
“한국에 처음 가보는 고객이 많아서 기대가 큽니다.”
미국 여행사 ‘어레인지먼츠 어브로드’ 짐 프리들랜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회원들에게 한국 여행상품을 선보였더니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각국 미술관이나 박물관,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메트와 함께 여행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올해 처음으로 서울과 경북 경주를 오가는 5박 7일 여행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항공권을 뺀 가격이 1인당 9599달러(약 1370만 원)나 되지만 모집 인원 20여 명이 다 찼다. 이들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연구원과 함께 26일부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리움미술관, 경주 불국사 등을 돌아본다.
○ 달러 강세에 ‘큰손’ 된 美 관광객
이달 초 영국 런던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는 에릭 그레이 씨는 “아이들 방학 때는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수업을 빠지더라도 다녀왔다”며 “영국 1파운드가 미국 1달러와 가치가 거의 비슷해져 4성급 호텔에서 머물렀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문 여행사 ‘리모트랜즈’ 멀리사 노빅 부사장은 “달러 가치가 커지다 보니 많은 관광객이 호텔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체류 기간을 늘린다”고 밝혔다.
색다른 럭셔리 여행도 인기다. 항공권을 제외하고도 1000만 원이 넘는 음식 투어나 전세기 투어가 대표적이다. 미 대형 여행사 ‘애버크롬비 앤드 켄트’는 다음 달 1일부터 약 한 달간 한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을 돌아보는 전세기 투어에 46명을 모집했다. 1인당 16만5000달러(약 2억3500만 원)짜리 초호화 여행이다.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찾아 4일간 비무장지대(DMZ) 체험과 김치 요리 클래스 등을 진행한다.
○ “美 관광객 잡아라” 세계가 경쟁
12일 오전 외국 관광객들이 창덕궁을 관람하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일본은 11일부터 개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등 엔화 가치 하락을 관광산업 부흥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아시아 관광 대국으로 꼽히는 태국도 중국인 관광객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인 관광객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에너지 위기 속에 추운 겨울을 맞을지 모르는 유럽인들에게도 ‘따뜻한 여행’ 홍보를 준비 중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