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 보도에 닮은 인물 등장 與 “균형보도 내팽개친 편파방송” MBC “사과… 경위 파악후 조치”
11일 방송된 MBC PD수첩 ‘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재연 화면이라는 자막 표시 없이 김 여사의 대역을 쓴 장면. PD수첩 화면 캡처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역 배우가 상황을 재연한 것을 표기하지 않고 보도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PD수첩은 11일 방영된 ‘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하며 김 여사와 비슷한 인물을 등장시켰지만 대역 배우가 재연했다는 것을 자막으로 알리지 않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성명을 내고 “최소한의 균형 보도 원칙을 내팽개친 방송”이라며 “개인 방송처럼 만든 편파 방송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MBC 노동조합(3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재연 영상은 사실에 한해 대안이 없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며 “김 여사 관련 사실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스틸 사진에 문자를 입혀 보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의 악의’를 가진 증오 표현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MBC는 시사·보도 제작준칙을 통해 ‘사실을 전달할 만한 대안이 없을 경우 재연 기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재연 영상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혼란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상을 내리고 ‘재연’ 표기를 한 후 다시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 경위를 파악한 후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