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상직 영장청구서에 정황 적시
○ 신규 채용 500명 중 127명 부정채용
영장 청구서에는 이 전 의원 등이 토익 등 공인 영어시험 점수가 기준에 미달했거나, 1차 면접 점수가 합격 순위 밖이었던 지원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 또 서류전형에 응시하지도 않은 미응시자를 서류전형 합격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이 두 차례 불송치한 이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올 8월 이스타항공과 인사담당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외장하드와 e메일 등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열린다.
○ ‘횡령 혐의’ 이 전 의원 조카 이스타 재직 중
이 전 의원이 친·인척과 측근을 이스타항공 요직에 두고 여전히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영난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6월 중견 건설사 성정에 인수됐다.그런데 이 전 의원과 함께 배임 및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의 조카 이모 씨는 현재도 이스타항공 내부 시스템에 재무팀장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씨가 사무실에 출근하진 않지만 지하 주차장 등에서 직원들을 만나 업무 지시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에서 자금 집행을 담당했던 이 씨는 2015년 계열사들이 보유한 약 540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이 전 의원 자녀가 대주주인 계열사에 헐값(약 100억 원)에 넘겨 회사에 약 43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과 함께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최근 보석으로 함께 석방됐다.
이 전 의원의 다른 조카인 B 씨, 이 전 의원의 선거 운동에 참여했던 C 씨 등도 여전히 이스타항공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조종사를 포함한 수많은 직원들이 해고됐는데, ‘이상직 사람들’만 회사에 남아 있다”며 “이 전 의원이 측근들을 통해 사실상 회사를 지배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