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안방 수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소형준, 2년간 가을야구 강한 인상… 김민수-김재윤 ‘필승조’ 우위 보여 KIA, 나흘간 휴식하며 체력 비축… 놀린, 소형준과 올 3번 대결 판정승 나성범 KT상대로 0.311 강한 면모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T는 가장 피하고 싶었던 시나리오와 마주했다. 정규시즌 최종일인 11일까지 순위를 확정하지 못한 KT는 벤자민(평균자책점 2.70), 고영표(평균자책점 3.26) 카드를 꺼내 들면서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노렸다. 하지만 결국 4위가 되면서 이 두 투수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치르게 됐다.
반면 8일 안방 KT전을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5위 KIA는 나흘간의 휴식을 취한 뒤 여유 있게 WC 무대에 나선다. KT가 4위로 내려가 포스트시즌 시작일이 당초 12일에서 13일로 미뤄지면서 하루 더 체력을 충전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KT에 먼저 1승을 주고 시작하는 WC가 KIA에 유리한 무대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
○ ‘대형준’ 소형준 vs ‘소형준 천적’ 놀린
KT 소형준
KIA 놀린
○ ‘나스타’ 나성범 vs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
올 시즌 KIA에서는 나성범이 타율 0.311 2홈런 4타점으로 KT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나성범은 소형준을 상대로도 9타수 5안타(타율 0.556)를 기록했다. 김선빈도 KT전에서 타율 0.296에 1홈런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미친 선수’ 한 명이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 루키’ 김도영에게도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김도영은 KT를 상대로 29타석에 나서 타율 0.321(28타수 9안타)을 기록했다.
팀타율 8위 팀(0.254) KT에서는 장성우가 타율 0.333 4홈런 11타점으로 KIA에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황재균과 박병호도 정규시즌에서 KIA를 상대로 홈런 3개를 쏘아 올렸다. 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도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해 그라운드로 돌아온 박병호는 “어떤 상황에서 나설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 WC 첫 업셋 vs 가을 야구 안방 첫 승
KIA는 프로야구 첫 WC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일)에도 도전한다. 지난해까지 WC는 총 7차례 진행됐지만 아직 한 번도 5위 팀이 준PO에 진출한 적은 없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역대 1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정상에 선 ‘가을 DNA’로 포스트시즌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KT 선수단은 이번 WC에서 수원 안방 팬들에게 가을 야구 첫 승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번 WC는 KT가 창단 후 처음으로 안방구장에서 치르는 포스트시즌 경기다. KT가 이전 2년 동안에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만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