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술 사용된 장비’ 中수출 통제… 美장비업체는 中판매-서비스 중단 美, 삼성-SK엔 ‘포괄적 수출 허가’… “건건이 수출심사 안받아도 돼” 한시름 놨지만 1년뒤 상황 몰라… “중국생산 줄여야할 상황 올수도”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에 대해선 1년 동안 규제를 유예하기로 했다. 장비 반입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건별 허가에 따른 시간적 물리적 차질을 적어도 1년간 피하게 되면서 중국에 공장을 둔 두 회사가 한시름을 놓게 됐지만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로이터통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수출 규제를 1년간 예외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미국 반도체 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간 포괄적인 수출허가를 내주겠다는 통지가 전달됐다”며 “수출통제가 적용되는 모든 반도체 기술·장비에 대해 건건이 수출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중국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모든 첨단 반도체는 물론이고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반도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관련 장비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 미국 기술이 사용된 모든 반도체 기술 및 장비는 상무부 허가 없이 중국으로 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KLA는 11일 중국 현지 반도체 관련 고객사들에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포괄적 수출허가가 1년 한시 적용에 그친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장기간 수출규제 유예를 요청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1년 뒤 미국이 포괄적 허가를 연장할지, 건별 심사로 전환할지, 아예 수출규제를 전면 적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앞으로 중국 내 생산 비중을 줄이는 등 공급망 재편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도 줄어 시장 전체가 축소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