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10년만에 기준금리 3%… 3.5%까지 오른다 한은, 두번째 ‘빅스텝’ 0.5%P 올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0.12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올해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결정한 한은은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했지만 다시 보폭을 넓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곤한 듯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 원 더 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빅스텝에 성장률 0.1%P 더 내려갈듯… 이창용 “물가 잡는게 우선”
역대 두번째 ‘기준금리 0.5%P 인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 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역대 두 번째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불가피함을 이렇게 설명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유례없이 빨라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준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고물가-고환율 위기를 타개하고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 뜻이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찾아오면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가계수지 등 경제 각 부문에 상당한 충격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국민 고통 죄송하지만 물가 잡는 게 우선”
이 총재는 이번 금리 0.5%포인트 상승으로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 다만 작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행진으로 현재 5%대인 물가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1%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 전문가들 “경기 둔화해도 금리 올려야”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걱정하면서도 고물가 타개가 우선이라는 한은의 인식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빅스텝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지금으로서는 물가나 외환시장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대폭 올리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금리 상승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핀셋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택 구매를 위해 저금리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았던 청년층에 대한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총재는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며 취약계층을 타깃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